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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5] 화재를 딛고 재기의 꿈을 꿀 집이 간절합니다

2019.07.25

[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5] 화재를 딛고 재기의 꿈을 꿀 집이 간절합니다

 

 

 

 

"그냥 이러고 살고 있어요."

 

 

실내로 따라 들어가자 아직 가시지 않은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새까맣게 그을린 벽면과 천장. 화재 당시 열기가 얼마나 심했는지 곳곳이 일그러지고 구멍도 뚫렸습니다. 전소된 컨테이너 박스에서 화상을 입은 몸으로 지낸지 벌써 넉 달 째. 심신의 회복을 위해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해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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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타버린 컨테이너박스와 강아지 ‘행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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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났던 집에서 텐트를 치고 사는 안진곤 씨

 

 

 

 

불이 난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텐트를 치고 지냅니다

 

 

 

“홀라당 다 타버렸죠. 호미로 뒤적여서 겨우 건진 거라고는 차 키 하나에요.”

 

 

경북 청송군의 산골마을에 사는 안진곤(가명, 55) 씨가 말합니다. 이혼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지난해 고향 부산을 떠나온 진곤 씨. 전 재산을 털어 장만한 컨테이너 두 동으로 이곳에 보금자리를 꾸렸지만 지난 3월 화재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내부 단열재가 방염에 취약한 소재여서 작은 불씨가 삽시간에 온 집을 집어삼켰죠. “불씨가 총알 같이 날아다니니까 소화기를 뿌려도 소용이 없더라고요. 천장에선 사방 불똥이 떨어지니 팬티바람으로 나올 수밖에요.” 이 불로 진곤 씨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불붙은 스티로폼 조각에 머리, 어깨, 다리 등 전신에 2도 이상의 화상을 입고 피부 이식수술도 두 차례나 받아야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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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발생한 화재로 신체 곳곳에 화상을 입은 모습

 

 

 

지인의 식당에서 하던 주방 일도 더는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5년 전 교통사고로 척추장애를 입어 일용직 등 다른 일거리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 경제적 여력이 없는 진곤 씨가 퇴원 후 돌아갈 곳이라곤 다 타버린 컨테이너박스뿐이었습니다. 깨진 유리창엔 비닐을, 바닥엔 장판 대신 종이박스와 스티로폼을 깐 채 텐트를 치고 지내기 시작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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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발생했던 현장에서 그대로 지내고 있어 심신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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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 그을린 내부에서는 아직도 매캐한 냄새가 납니다.

 

 

 

 

 

‘행복이’와 함께 꾸는 재기의 꿈

 

 

 

“그까짓 탄 냄새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거, 거기서 제일 실망감이 컸지요. 솔직히 소주 한 병 비우고 댐에 뛰어들려고 했어요. 한 두어 번 올라갔었는데….”

 

 

화재 당일에도 응급치료만 받고선 곧장 집으로 돌아왔던 진곤 씨. 모든 것을 잃고 혼자 남겨졌다는 무력감에 삶의 의지도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런 그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어 준 존재가 부산에서부터 함께 지내온 강아지 ‘행복이’였습니다. 행복이는 화재 당시 너무 놀라 도망을 갔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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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직후 청송의 한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진료를 받고 있는 행복이

 

 

 

​화상을 입고 산속에서 죽은 건 아닌지…. 진곤 씨는 입원 중에도 사라진 행복이 때문에 전전긍긍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며칠 후, 다행히 담당 사회복지사의 손에 구조됐고,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무사히 화상치료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화재 당시부터 진곤 씨를 돌봐온 청송군의 장명서 사회복지사가 말합니다. “처음엔 병원 치료도 거부하셨는데, 강아지를 찾았다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웃으셨어요. 행복이도 화상을 심하게 입었는데, 동물병원에서 무료로 수술까지 해주셨거든요. 얼마나 감사해하셨는지 몰라요. 안전한 보금자리만 생긴다면 조금 더 의욕을 찾으실 것 같은데… 쉽지가 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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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곤 씨에게 행복이는 유일한 가족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상자,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이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전개된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이 어느새 시즌5로 돌아왔습니다. 희망브리지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하는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은 노후한 주택에서 불편하고 불안한 삶을 이어왔지만 자력으로 개선할 여력이 없는 재난위기가정에 모듈러 주택을 영구적으로 지원하는 주거환경개선 프로젝트입니다. 첫 해 충북 음성군의 4세대를 시작으로 2016년 경북 청송군, 전북 진안군, 경기 포천군, 전남 장흥군에 총 6세대, 2017년 강원 홍천군 6세대, 2018년 전남 장흥군 5세대 등 4년간 21세대에 새로운 희망을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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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4를 통해 전남 장흥군에 시공된 모듈러 주택 외부 모습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체 기술로 개발된 집은 8.2평형의 분리형 원룸 형태로 주방 시설과 화장실, 수납공간 등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재래식 주택과 달리 음식을 조리하거나 화장실에 갈 때 더 이상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껜 안성맞춤이지요. 이중창이 시공된 두꺼운 벽체와 이중 지붕으로 견고함과 단열성능을 고루 갖췄고, 전기 난방시설도 완비해 한겨울 추위에도 끄떡없습니다.

지난해부턴 약 3평형의 별채 창고를 함께 지어드리고 있습니다. 수혜가구 대다수가 농촌 세대이므로 창고 공간의 필요성을 반영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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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설치된 모듈러 주택의 내부 모습

 




노인가구 및 화재피해가구 총 3세대에 새로운 희망을 선사합니다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아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이 찾은 곳은 충복 옥천군과 경북 청송군, 그리고 경남 의령군입니다. 충북 옥천과 경남 의령의 경우 주택 노후화가 극심한 노인가구 2세대가, 2016년에 이어 다시 찾게 된 경북 청송에서는 화재피해가구 1세대가 지원 가구로 선정되었습니다. 오는 10월 초순까지 모듈러 주택 설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화상 치료와 심신의 안정이 우선인 진곤 씨. 하지만 몸을 추스르는 대로 부산에서 하던 뻥튀기 장사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알고 보니 진곤 씨가 만든 뻥튀기가 꽤나 인기가 있었다고 하네요. 8평, 작은 공간이 진곤 씨의 새로운 시작에 커다란 희망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재난위기가정에 안전한 모듈러 주택을 제공해 사전에 재해를 예방하는 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5. 그럼 올 가을 감동적인 입주식 현장 이야기로 다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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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하우스 # 시즌5 #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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