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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5] “여든의 나이에 매일 아궁이로 밥을 지어 먹습니다”

2019.07.18

[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5] “여든의 나이에 매일 아궁이로 밥을 지어 먹습니다”

 

 

 

 

"심청이네 집보다도 더하지. 요즘 세상에 이런 집이 어디 있겠어요?"

 

 

 

이숙이(가명, 80) 할머니가 말합니다. 충북 옥천군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이 할머니는 “밥하기가 죽기보다 더 싫다”며 몸서리를 치는데요. 이 집에서 추우나 더우나,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무거운 솥뚜껑을 여닫으며 살아온 반백 년. 집도, 할머니의 몸도 세월의 풍파를 비껴갈 순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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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의 이숙이 할머니 부부 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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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부부는 이 집에서 50여년을 함께 살았습니다.

 

 

 

 

 

요즘 세상에 가마솥에 불을 때 밥을 짓다니요…

 

 

 

할머니를 뒤따라 향한 부엌. 낡고 구멍 뚫린 문이 뻑뻑하게 열립니다. 수십 년 묵은 그을음에 부엌은 대낮에도 어두컴컴합니다. 이윽고 눈에 들어온 것은 가마솥 세 개. “이건 밥 짓는 솥이고 이건 물 끓이는 솥이야.” 부엌을 안내하던 할머니가 그간의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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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때 밥을 짓습니다. 솥에 녹이 스는 등 위생적으로도 좋지 못한 조리환경입니다.

 

 

 

“식구도 없는데 솥 밥을 지으려니 매일 매일이 고역이지. 겨울엔 물이 꽁꽁 얼어요. 그럼 칼로 한참을 툭툭 깨가지고 솥에서 녹인다구. 사람들이 와서 보고는 여기서 어떻게 밥해먹고 사느냐 그래. 문 앞에 서면 부아가 나고, 부엌에 들어가기도 싫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야.”

 

야외나 다를 바 없는 부엌은 쥐와 벌레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입니다. 요즘 같은 여름철이면 위생적으로 좋지 않아 더욱 염려됩니다. 벽이며 지붕은 곳곳이 갈라지고 틈이 생겨 비도 곧잘 샙니다. 지붕은 함석을 올려 보수했지만 언제까지 흙벽과 나무기둥이 무게를 떠받쳐줄지 모를 노릇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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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에선 슬레이트 조각이 어지럽게 얹혀 있어 추락 위험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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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보와 나무들이 얼기설기 엉켜 위험한 모습

 

 

 

 

 

관절염 수술만 다섯 번… 노부부에게 불편하고 위험한 재래식 가옥

 

 

 

지은 지 50년이 넘은 지금의 집은 남편 차진구(가명, 85) 할아버지가 손수 지은 것입니다. 5남매를 길러낸 소중한 보금자리였지만, 이제는 원수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부엌에서 밥상을 들고 나오다 문턱에 걸려 상을 엎은 것도 여러 번.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는 야외 수돗가에서 검은 천막을 치고 몸을 씻고 빨래도 했습니다. 바깥에 있는 화장실에라도 가려면 마루에서 내려와 10미터 이상을 걸어야 합니다. 노환으로 청력이 많이 떨어지고 양쪽 시력도 상당히 잃은 할아버지에게 특히 위험한데요. 실제로 집에서 넘어져 갈비뼈 4대나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적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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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자국이 선명한 할머니의 무릎(왼쪽)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르락내리락하는 높은 마루(오른쪽)

 

 

 

 

할머니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수술도 다섯 차례나 받았습니다. 하루에도 허리까지 오는 마루를 수십 번씩 오르내리느라 통증이 가실 날이 없지요. 옥천군의 김경화 사회복지사는 “아무리 시골이라도 이렇게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하시는 데는 매우 드물다”면서, “주택이 노후화돼 위험하고, 어르신들도 고령에 장애가 있어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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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 있는 욕실 겸 세탁 공간(왼쪽)과 열악한 모습의 화장실(오른쪽)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상자,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이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전개된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이 어느새 시즌5로 돌아왔습니다. 희망브리지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하는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은 노후한 주택에서 불편하고 불안한 삶을 이어왔지만 자력으로 개선할 여력이 없는 재난위기가정에 모듈러 주택을 영구적으로 지원하는 주거환경개선 프로젝트입니다. 첫 해 충북 음성군의 4세대를 시작으로 2016년 경북 청송군, 전북 진안군, 경기 포천군, 전남 장흥군에 총 6세대, 2017년 강원 홍천군 6세대, 2018년 전남 장흥군 5세대 등 4년간 21세대에 새로운 희망을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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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4를 통해 전남 장흥군에 시공된 모듈러 주택 외부 모습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체 기술로 개발된 집은 8.2평형의 분리형 원룸 형태로 주방 시설과 화장실, 수납공간 등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재래식 주택과 달리 음식을 조리하거나 화장실에 갈 때 더 이상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께는 안성맞춤이지요. 이중창이 시공된 두꺼운 벽체와 이중 지붕으로 견고함과 단열성능을 고루 갖췄고, 전기 난방시설도 완비해 한겨울 추위에도 끄떡없습니다.

 

지난해부턴 약 3평형의 별채 창고를 함께 지어드리고 있습니다. 수혜가구 대다수가 농촌 세대이므로 창고 공간의 필요성을 반영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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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설치된 모듈러 주택의 내부 모습

 

 

 

 

 

올해, 노인가구 및 화재피해가구 총 3세대에 새로운 희망을 선사합니다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아 올해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이 찾은 곳은 충복 옥천군과 경북 청송군, 그리고 경남 의령군입니다. 충북 옥천과 경남 의령의 경우 주택 노후화가 극심한 노인가구 2세대가, 2016년에 이어 다시 찾게 된 경북 청송에서는 화재피해가구 1세대가 지원 가구로 선정되었습니다. 오는 10월 초순까지 모듈러 주택 설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을에 새로 지은 집들 가보면 싱크대니 뭐니 해놓고 사는 것이 제일 부러웠지. 이제 우리 집에도 그게 생긴다는 것 아니야. 그것보다 반가운 소리가 어디 있겠어.”

 

할머니가 말합니다. 올 여름 지금 거주하시는 주택을 철거 한 후 기초공사를 거쳐 기프트하우스가 새롭게 들어설 예정인데요. 8평, 작은 공간의 변화가 고된 삶을 살아온 할머니 부부에게 커다란 희망으로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재난위기가정에 안전한 모듈러 주택을 제공해 사전에 재해를 예방하는 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5. 그럼 올 가을 감동적인 입주식 현장 이야기로 다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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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하우스 # 시즌5 #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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