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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災테크 가이드] 5G 시대 도래, 재난구호체계 어떻게 바뀌나

2019.07.11

[재災테크 가이드] 5G 시대 도래, 재난구호체계 어떻게 바뀌나

 

 

 

요즘은 TV만 틀었다 하면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이야기입니다. 엄청나게 빨라진 인터넷 속도 덕분에 가공할 만한 것들을 구현해낼 수 있게 되었죠. 그런 말을 듣고 있노라면 벌써부터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나 봤던 엄청난 시대가 도래한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온전히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시대의 획기적인 이동통신 기술이라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 것일까요. 그리고 재난‧재해 구호 분야에서 이 기술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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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재난대응의 ‘key’가 될 기술 5G

 

 

 

 

 

새로운 시대의 모바일 통신기술, ‘5G’ 넌 대체 누구냐

 


5G의 정식 명칭은 ‘IMT-2020’으로, 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ITU)에서 정의한 5세대 통신규약입니다.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20Gbps로 기존 4G 이동통신 기술인 LTE(Long Term Evolution)와 비교해 20배나 빠릅니다. 처리 용량은 100배에 달하죠. 한 번에 전송 가능한 트래픽 용량이 늘어나고 속도가 빨라진다는 얘기는, 동시 접속이 가능한 기기의 수가 대폭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차량 간 신호, 교통관제 시스템 등 도로 환경의 무수한 신호들을 무난히 처리할 수 있어야 하는 자율주행차 같은 것들이 가능해진다는 얘기죠. 가상·증강현실(Virtual Reality, VR·Augmented Reality, AR),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같은 기술의 구현도 한층 매끄러워질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이동통신 기술들이 휴대폰과의 연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는 달리, 5G는 모든 전자 기기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큰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비약적으로 향상된 빠른 데이터 속도를 바탕으로 가능해지는 것이죠.

이에 세계 각국은 5G 기술 도입과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다양한 실험을 거쳐, 올해 4월을 기점으로 서비스 상용화가 이뤄지는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기술을 적용해 화제를 모은 바 있죠. 당시 피겨스케이팅·쇼트트랙·아이스하키 등의 종목에서 다양한 각도에서 찰나를 포착하는 타임 슬라이스 기술이 구현됐는데, 이를 5G 단말기로 실시간 전송해 생생한 중계가 가능했습니다. 고화질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전송해야 했기 때문에 초고속 대용량 통신인 5G가 적극적으로 활용됐던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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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의 핵심은 다양한 매체의 연결과 호환(사진: EMF Explained)

 

 

물론 5G는 아직 모든 면에서 완벽한 기술은 아닙니다. 상용화 초기인 만큼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죠. LTE의 폐쇄적 구조와 달리 분산·개방형으로 설계돼 개인정보의 해킹이 수월하기 때문에, 자율주행차나 의료기기 등 사고 위험이 치명적인 분야에서는 5G 기술의 접목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몇몇 국가에서 군사 분야에서의 쓰임새를 고려하고 있지만 망설임이 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5G는 부단한 보완이 이뤄진 이후에야 우리의 실생활에 완전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즉 상용화 이후 여러 기술을 구현하는 동안 드러나는 갖가지 문제들을 바로 잡고 매끄럽게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시간문제일 테지만요. 

 

 

 

‘속도가 생명을 구한다’ 재난‧재해의 새 지평 열어줄 5G

 

 

지난 4월 19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진도 4.3 규모의 지진으로 강원도 해안가 곳곳이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건물들은 휘청이고 도로에는 진동이 계속됐습니다. 갑자기 일어난 지진에 주민들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죠.

반면 즉각적으로 발송돼야 할 긴급재난문자는 최초 지진 후 20분이 훌쩍 지나서야 도착했습니다. 지진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난 뒤 울려대는 전화기를 본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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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 20여분 만에 도착한 긴급재난문자(사진: Heraldcorp)

 



현재 재난·재해 정보는 90자 미만의 긴급재난문자나 TV 자막 등 대부분 텍스트 위주인 데다 전송 범위도 명확치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재난은 돌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어납니다. 따라서 텍스트로만 정보 전달이 이뤄진다면 빠른 대처가 쉽지 않죠.

그러나 다행히 5G 시대의 개막으로 이 같은 일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말부터 총 60억 원을 투자해 ‘다매체 기반의 멀티미디어 재난정보전달 플랫폼’ 개발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핵심은 재난 현장에서 실시간 수집되는 문자와 이미지,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또한 SNS를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맞춤형 재난 정보와, 피해를 입거나 위험에 처한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형별 맞춤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5G의 특성상, 현재 휴대폰으로만 전송되는 긴급재난문자 외에도 스마트 워치와 태블릿PC,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의 다양한 기기로 재난 상황을 전달받을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블루투스 같은 근거리무선통신(Near Field Communication, NFC)이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 등이 결합된다면 더욱 입체적이고 효과적인 재난 예보·경보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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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현장을 가상한 5G 시연 장면(사진: 행정안전부)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이동통신 3사

 



최근 가장 바쁜 이들은 KT·SKT·LGU+ 등 메이저 이동통신사일 것입니다. 5G라는 새로운 기술을 최전선에서 서비스하는 회사니까요. 그런데 이들이 통신 서비스에만 주력하는 것은 아닙니다.

KT는 범정부 차원의 프로젝트인 ‘범부처 Giga KOREA 사업’에 참여합니다.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재난 지역 주민을 위한 종합 재난 대응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죠. 재난 현장에서 위험에 처한 이들의 휴대폰으로 탈출 가능한 경로를 안내하고, 인근의 CCTV와 화재 감지 센서들이 수집한 정보를 5G 네트워크로 재난대응 상황실에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울러 사물인터넷 센서 박스를 활용해 건물의 기울어짐과 변형 및 균열 등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위험 등급을 세분화하는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5G 네트워크와 연결된 드론을 활용해 접근이 어려운 시설물을 영상으로 점검하는 안전 감시 체계도 구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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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5G 통합관제센터(사진: KT)

 



SKT는 철도통합무선망인 ‘LTE-R’을 구축하고 열차와 종합관제센터, 객실 내 CCTV, 역무원 휴대용 단말기를 실시간 연동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기존에 음성통화와 무전만 가능했던 것과는 달리 실시간 영상 전송, 그룹 통화·문자 등의 방식으로 다분화되어 관제실·기관사·역무원·구조요원 등이 동시에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역무원이 역사 내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안내·긴급 방송을 하거나, 시설 관리·보수 인력의 스마트폰에 열차 접근 경고를 알리는 등 다양한 부가 기능도 탑재됩니다. 해당 기술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에 처음 적용됐으며, 향후 김포도시철도와 서울지하철 하남선까지 구축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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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5G 스마트 드론 시연(사진: LGU+)

 



LGU+는 드론과 카메라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클라우드 관제시스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드론의 카메라로 촬영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중계 시스템으로, 연기가 자욱한 화재 현장에 드론을 투입, 카메라를 통해 현장의 실시간 영상을 관제 시스템에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재난 현장뿐만 아니라, 제철소나 폐기물 처리장, 건물 철거현장 등 산업 현장에서의 안전도 역시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성큼 다가온 5G 시대, 단순히 빨라진 통신과 데이터의 편리함이 전부가 아니죠. 우리가 보다 더 안전해질 수 있다는 의미가 크게 다가옵니다. 물론 이런 기술들만 발전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안전에 대처하는 우리 스스로의 의식이 기본으로 마련될 때 기술 또한 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테고, 재난과 재해에 대한 극복도 더 수월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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