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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브리지는 지금] 세상을 구해낸 올해의 영웅 14人, ‘참 안전인’ 시상식을 가다

2019.12.27

[희망브리지는 지금] 세상을 구해낸 올해의 영웅 14人, ‘참 안전인’ 시상식을 가다

 

 

 

 

"올해 4월 강원도 전역을 삼킨 초대형 산불 현장. 속초시 장천마을 통장 부부인 어두훈(61)‧강인옥(56) 씨는 불길을 보자마자 마을회관으로 달려갔다. 대피 방송을 송출하는 한편 가구마다 일일이 전화를 돌려 화재를 알렸다. 외진 곳에 사는 이웃에게는 직접 찾아가 소리를 지르며 대피를 도왔다. 그 결과, 20가구의 주택이 전소될 정도로 마을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인명피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두훈‧강인옥 씨 부부의 활약상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이분들은 올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희망브리지)가 선정한 올해의 ‘참안전인’의 주인공이기도 하죠. 재난·재해는 기본적으로 국가와 지자체에서 대응하고 관리하지만, 정부의 힘으로 재난을 100% 막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재난의 최전선에 어두훈‧강인옥 씨 부부같은 시민들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죠.

희망브리지는 지난 12월 18일, 서울 마포구 전국재해구호협회 회관에서 이 같은 재난 현장의 ‘영웅’들을 초청해 ‘2019년 참 안전인상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행정안전부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해당 시상식은 재난현장에서 남다른 희생정신으로 국민의 생명을 구한 재난영웅을 수시로 선발, 국민의 자발적인 재해예방 노력과 동참을 유도하고 그 공로를 기리기 위해 실시합니다. 올해는 총 14명이 수상자로 초청됐습니다. 그 영웅들의 면면을 여기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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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참 안전인 수상자들

 

 

 

 

일촉즉발! 위험에 처한 생명을 위해 몸을 던지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그 어느 곳이라도, 순식간에 위험천만한 재난 지대로 바뀔 수 있습니다. 차가 다니는 도로가 대표적이죠. 일단 사고가 발생했다 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대응과 조치가 요구됩니다.

유동운(37세) 씨는 지난해 11월 8일 전북 고창군 석남리 석남 교차로를 지나던 중 경적이 울린 채 도로 옆 논으로 추락한 차량을 발견하고 차량 안에 갇힌 운전자를 구조했습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생명이 위험했을지도 모릅니다.

2월 10일 새벽 서울 성동구 동부간선도로를 지나던 최창호(31세) 씨는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고 정차한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최 씨는 사고 차량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출하고 40여 미터를 달려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죠. 사고 차량은 이들의 대피 이후 곧바로 폭발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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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필호 전국재해구호협회장(가운데)이 최창호 씨에게 메달을 수여한 뒤 축하를 건네고 있다.

 

 

 


손형권(51세)‧이수찬(33세) 씨는 6월 30일 경부고속도로 안성나들목 인근에서 사고 차량을 목격했습니다. 대형 트레일러와 충돌한 후 그 충격으로 튕겨져 나가 중앙분리대에 다시 부딪힌 큰 사고였죠. 두 사람은 곧바로 사고 차량의 유리를 부수고 의식을 잃은 차량 운전자를 구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고 주변 교통정리를 통해 2차 사고를 예방했죠.

“사고 자체도 끔찍했지만, 차량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여서 2차․3차 사고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괜스레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이수찬 씨)

차가 다니는 도로만큼, 배가 다니는 강도 사고가 빈번합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어김없이 의인은 등장합니다. 이요한(39세) 씨는 9월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유속이 빨라지면서 그날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이 뒤엉켰고, 이내 조난 위기에 처했죠. 이에 이 씨는 주변의 보트와 구명조끼 등을 동원해 100여 명을 지상으로 구조해 냈습니다.

 

 

 


오늘은 내가 ‘소방관’, 화재 현장의 살신성인

 

 

 


119구조대원들은 가장 어렵고, 위험한 현장을 묻는 질문에 어김없이 ‘화재 현장’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죠. 모든 것이 불에 타고, 매캐한 연기 속에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용감한 의인의 초인적인 노력은 소중한 생명은 지키는 데 일조합니다.

2월 9일 경남 김해시 외동 3층 다가구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2층에서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솟구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목격한 박명제(61세)‧신봉철(53세) 씨는 즉시 연기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두 사람은 2층과 3층에 고립된 입주민 3명을 무사히 구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때맞춰 출동한 소방대원의 구조 활동을 돕기까지 했죠.

9월 1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아파트 5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이를 발견한 양만열(46세) 씨가 일일소방관으로 활약했습니다. 화재를 접한 양 씨는 지체 없이 달려갔고, 아파트 보일러실 창틀에 매달려 있던 20대 여성을 아래층 베란다를 통해 무사히 구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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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만열 씨를 필두로 2019년 참 안전인 수상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이수형(50세) 씨는 7월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에 있는 아랑조을거리 인근 상가주택 3층에서 발생한 화재를 발견했습니다. 무척이나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이 씨는 연기가 치솟는 건물 3층까지 올라가 일가족 4명의 대피를 도왔습니다. 특히 가족 중에 거동이 불편한 성인 남성이 있었는데, 그는 주저하지 않고 업은 뒤 건물을 빠져나왔죠. 이 씨는 “빨리 업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계단을 내려왔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습니다.

 

 

 

 


“꼼짝마!” 몸을 던져 범행을 제압하다

 

 

 


악한 마음을 먹은 사람이 의도적으로 범행을 행할 때, 당하는 입장에선 또 하나의 재난 상황이 됩니다. 그런 순간에도, 경찰력이 닿기 전 빠른 대응으로 시민들을 위기에서 구한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었죠.

박종훈(55세) 씨는 지난해 7월 21일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를 방문했다가 민원실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렸습니다. 민원 처리에 불만을 품은 70대 남성이 엽총을 발사해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하는 총기사고를 일으킨 것이죠. 그는 총소리에 굴하지 않고 곧바로 범인에게 달려들어 맨손으로 제압했고, 추가 사고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7월 13일 서울 강남 패스트푸드 매장을 방문한 김영근(65세) 씨는 매니저에게 불만을 품은 직원이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김 씨는 일단 경찰에 먼저 신고를 하고 상황을 지켜봤죠. 그러나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자 결국 달려들어 맨손으로 범인을 제압해 경찰관에게 인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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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제·신봉철 씨에게 수여된 참 안전인 상패

 

 

 


8월 30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동 아파트 주차장에서 여성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간 이병형(45세) 씨는 흉기를 휘두르는 60대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이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직감적으로 무척이나 위험한 순간임을 알았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주저 없이 달려들어 피해 여성을 남성으로부터 떼어놓는 데 성공했고, 이어 흉기로 위협하며 도주하는 가해 남성을 경찰과 함께 끝까지 추격해 검거했습니다. 이병형 씨는 “흉기를 보고 겁이 나긴 했지만…그런 상황이라면 아마 누구라도 나처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수상한 14명은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이자, 올해를 빛낸 영웅들이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 참가한 송필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장은 “위험한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본인의 위험을 무릅쓴 의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앞으로도 각종 재난 현장에서 활약한 의인을 기릴 수 있도록 수시로 시상하고, 미담과 활약상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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