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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좋은 어른이 모여서 희망을 선사한 집수리 봉사
등록일 2018-06-01

​“내가 마음이 편하네요. 우리 지안이 곁에 선생님 같은 좋은 분이 계셔서 이제 편하게 갈 수 있겠습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어린 손녀를 홀로 두고 죽음을 준비하던 할머니는 손녀 옆에 나타난 좋은 어른에게 이 같이 말을 합니다. 좋은 사람이란 누구에게나 온기를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좋은 사람이 몇 명에게 온기를 전달하는지,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편안해 지는 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 있습니다.

‘좋은 어른’이 화두인 요즘, 힘든 사람들 곁에서 ‘좋은 사람’이 되어주는 이들을 만나러 대구광역시 동구로 갔습니다.

 

 

■ 이미 좋은 어른. 더 좋은 어른이 돼 가는 길목 ‘집수리 봉사’



9개조로 나뉜 집수리 봉사 조원들이 장비를 챙기며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할 채비를 한다.

 


지난 5월 19일 전국에서 모인 희망브리지 봉사단 80명과 한화손해보험 직원 21명, 총 101명이 아홉 가구의 도배와 장판을 교체해주는 집수리 봉사에 나섰습니다.

이미 좋은 어른인 이들은 더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혹은 더 좋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위해 쉬는 날에도 두 팔 걷고 나선 셈이지요.

“재미있어요. 봉사를 하러 나오면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일하는 게 좋아요”

오늘 이 곳에 모인 봉사자들 대부분 2~4년 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쉬는 날 친구들과 놀러가지 않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나요?”라는 우문에 하나같이 “좋은 사람들이 여기 있어요”라는 대답을 내놓습니다.

  

집수리 봉사 수혜가구의 집이 비좁아 재단이 풀칠 작업은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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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집수리 봉사단을 통해 필요한 것을 얻어 가기 위해 참석하는 이들도 있답니다. 봉사활동으로 점수를 따기 위함이죠.

“한두 번 봉사 활동 나왔던 분들 대부분 지속성이 없어요. 잠깐 나왔다가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죠.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모인 이들의 지속성이 훌륭한 거예요. 대가가 없어도 사람이 좋아서 사람들 사이에 섞여 행복을 전달하는 분들이거든요”

집수리봉사 활동을 총괄하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구호사업팀 이기문 과장은 봉사자들을 뿌듯한 모습으로 지켜보면서 이 같은 설명을 덧붙입니다.

“여름방학에 이루어지는 집수리로드는 보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집수리 봉사활동을 해요.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이 도배, 장판을 하다보면 땀이 비 오듯 나요. 그것도 하루 잠깐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숙식을 하며 15일 동안 그 고생을 하지만 얼굴을 보면 밝아요”

 

 

■ 멘토에게 배운 기술, 새 봉사자에 전수 

 

 

 

 

▲ 처음 나온 봉사자도 조장이나 부조장이 멘토가 되어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알려주어서 일손을 돕는데 손색이 없다.

 

쉽사리 믿어지지 않는 그 말을 확인이라도 해주듯 한창 도배 중인 봉사자들의 얼굴은 이미 땀범벅이 됐지만 뭐가 그리 즐거운지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도배라는 작업이 단순히 체력으로만 되는 일이 아닌, 기술을 요하는 작업인 탓에 협업은 아주 중요하죠. 도배사라고 해도 믿을 만큼 수준급 솜씨를 자랑하는 조장이 이날 처음 나온 봉사자의 멘토가 되어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알려줍니다.

올해 4년 째 집수리 봉사를 하고 있다는 기민정 씨는 아담한 체구, 귀여운 얼굴에도 불구하고 카리스마가 넘칩니다.

“여기 이렇게 모서리 부분을 꾹꾹 눌러줘야 해요. 걸레 줘보세요. 풀을 붙였다 떼었다가 한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안 붙거든요. 걸레로 닦듯이 계속 쓸어주면서 밀착을 시켜요”

쉴 새 없이 말을 하며 조원들을 독려하고, 도배 작업에 서툰 조원들에게 자신이 익힌 도배 기술을 전수하는 기민정 씨는 그 와중에도 자신의 손을 쉴 틈 없이 움직여 작업 속도를 높입니다. 자칫 일이 늦어지면 9명 조원 모두가 점심시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 이렇게 도배지 덧붙여 놓은 곳 있죠? 이런 곳은 칼로 그어서 다 떼어내야 돼요. 거기 천장에 곰팡이는 걸레로 다 닦아서 제거해주세요”

 

 

▲ 집수리 봉사가 이루어지는 집은 대부분 벽에 곰팡이가 가득 피어있고, 쾨쾨한 냄새가 한다.

 

 

병원 진료로 집을 비운 수혜자의 집은 두 평 남짓 되는 작은 공간에 각종 살림살이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고, 벽은 곰팡이가 가득 피었습니다. 곰팡이 때문에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을 공간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불편했을지 짐작이라도 한 듯 봉사자들은 꼼꼼하게 곰팡이를 닦아내고 벽지를 뜯어냅니다. 

“가장 힘든 일은 집안의 물건을 모두 빼놓았다가  다시 제자리에 그대로 두어야 하는 거죠. 일 시작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 두었다가 집수리를 마친 후 그 자리에 그대로 배치를 해요. 저희가 그렇게 해 놓지 않으면 나중에 수혜자분들이 물건을 찾으시느라 애 먹을 수 있어요”

봉사자들이 봉사 현장을 떠난 이후 혹시라도 겪을지 모르는 수혜자들의 불편까지 고려하는 마음에 세상이 한층 밝아지는 듯합니다.

 

■ 처음에는 회사 일처럼, 이제는 내 일이 된 봉사


 

 


 

▲ 2016년부터 집수리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화손해보험 직원들은 모두 열혈 일꾼으로 변신해 한몫 톡톡히 한다.


이날 희망브리지 봉사단과 함께한 한화손해보험 직원들은 대부분 두 번 이상 봉사 현장에 나온 사람들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단순히 회사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왔지만 봉사 활동 현장에서 봉사자들이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두 번째, 세 번째 참석을 하게 된다고 전합니다.

“봉사자들 대부분이 대학생들이잖아요. 함께 봉사를 하면서 20대 초반, 대학생 때를 돌아보게 되요. ‘나는 그때 친구들과 어울려서 술 마시기 바빴는데, 놀 시간도 부족했었는데’라는 생각이 드니까 부끄럽더라고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더 존경스럽고요”

올해 2년 째 집수리 봉사에 참석한 한화손해보험 직원은 올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자꾸 또 오게 된다며 쑥스러워합니다. 평일 회사 근무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 위해 휴식을 취해야할 주말을 봉사활동에 반납한 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워지지 않습니다.

직장인들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을 전파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 점심 식사를 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길에서 먹는 경우도 많지만 봉사자들이 있는 곳에서는 언제나 웃음꽃이 핀다.

 

학부 때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해서 군 복무를 마치고 현재는 대학원을 다니면서도 집수리 봉사에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한 봉사자는 “도배를 마치고 새 하얗게 변화되어 있는 집을 보면서 뿌듯하고, 그 집을 보면서 행복해 하는 수혜자들을 보면서 행복해진다”고 말합니다.

“대부분 평소에 혼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봉사를 하러 가게 돼요. 저 같은 경우는 집수리 봉사 외에 다른 봉사 활동도 하는데 처음에는 경계하시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나중에는 저희와 헤어질 때 눈물까지 보여주세요. 저도 정이 계속 들어요. 뿌듯함과 동시에 사람 사이에 정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봉사를 멈추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어느새 집수리 봉사현장은 수혜자도 봉사자도 서로가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공간이 되어 있는듯합니다.

 

  

 

▲ 대학 동아리로 시작한 집수리 봉사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시간이 날 때마다 멘토로 참여하는 집수리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 수혜자 사연도 제각각, 봉사자 바라며 감사의 눈물

 

이날 집수리 봉사가 이루어진 9가구는 청각장애 5급의 거동이 불편한 70대 독거가구, 30년 전 남편의 폭력을 피해 가출한 뒤 두 아들과 남편 생사도 모르고 어렵게 지내는 60대 독거가구, 팔순 노모가 수집벽이 있는 지적장애 2급의 40대 아들 때문에 쓰레기집 같은 곳에서 생활하는 가구, 척추협착증이 심해 근로활동을 하지 못하는 40대 아들과 치매 증상이 있는 70대 노모가 함께 사는 가구, 10년째 도배, 장판교체를 한 번도 하지 않은 황폐한 집에서 살면서 집안 정리를 전혀 하지 않아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가구가 대상이었습니다.

모든 가구가 낡고 노후한 집에 살고 있었고, 벽지는 곰팡이로 가득했고, 장판은 찌든 때로 더러워져 있었습니다. 미세먼지로 숨 쉬기 어렵다는 바깥 공기보다 몇 배는 건강에 안 좋을 것처럼 보이는 곰팡이 균… 실제로 도배 봉사 중에 있는 집 안에 들어가서 5분가량 있었더니 마른기침이 날 정도로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이었습니다.

 
  

 

 

▲ 집수리 봉사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은 집 안에 가득 찬 가구를 뺐다가 다시 원래 있던 자리에 옮기는 일이다.

 

 

언제 도배했는지 가늠이 안되는 낡은 벽지를 뜯어내고, 가구를 옮기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할머니는 “입 다실 것도 없는 집이라 너무 미안하고, 얼마나 고마운지…”라며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속상해하는 수혜자의 마음을 대신 하듯 이웃들의 따뜻한 나눔도 계속됐습니다. 봉사자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타서 내오는 이웃 주민들은 곰팡이 핀 벽지가 뜯겨 나가는 것을 보면서 “내가 다 고맙습니다”라며 너무나도 흐뭇해 하셨습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그 흔한 문구가 이처럼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요.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이지만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아직은 살 만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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