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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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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폭염보다 뜨거웠던 나눔의 온도, 제8회 집수리로드
등록일 2018-07-30

 

 

우리 손주가 와서 보고 집이 달라졌다고 좋아할 것 아니야. 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좋제.”

 

강문이(가명‧73) 할머니가 새하얗게 바뀐 방 안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시집와서 아들딸을 키우며 보낸 50년 세월. 습하고 짠내나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집도 많이 낡았습니다. 방학마다 찾아오는 막내손자에겐 어둡고 냄새 나는 불편한 집이었지요. 할머니에겐 그래서 더욱 반가웠던 손님, 올 여름에도 변함없이 구슬땀을 흘린 희망브리지 봉사자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집수리로드'를 떠났습니다”

 

지난 7월 19일, 올 여름 ‘집수리로드’가 찾은 두 번째 지역인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 3일간의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행정안전부가 후원하고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주관하는 집수리로드는 올해로 8회째를 맞았는데요. 재난위기가정에 희망을 선사하고자 자원봉사자들이 14박 15일 동안 전국 5개 지역을 순회하는, 자원봉사계의 ‘철인3종경기’와도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도배 및 장판을 교체하는 집수리봉사를 비롯해 벽화봉사, 세탁봉사에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 봉사자 47명이 함께했습니다. 모두 동아리 활동 유경험자 또는 관련 전공자로서, 서류 및 면접전형을 통해 열의와 전문성을 갖춘 봉사자들로 선발됐습니다.

 

가마솥더위에 온 몸이 풀범벅 땀범벅이지만…

서로 끌어주고 의지하며 희망 선사한 집수리봉사 현장

 

봉사자들은 첫 번째 지역 전북 임실에서 예열을 마치고 들어온 터라 일과엔 많이 익숙해졌지만, 날마다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에는 좀처럼 적응하기 힘든 모습입니다. ‘천일염의 고장’답게 신안군 섬마을의 뙤약볕은 유독 맹렬했습니다.

 

“너무 더워요. 하루에 2리터씩 물을 마시는데도 화장실 한 번 안 가요.”

 

최종국(25) 봉사자의 말입니다. 집수리로드에 3년 연속 참가하고 있는 그는 “이전 집수리로드에서 가장 더웠던 날의 더위가 올해 매일 같이 이어지고 있는 기분이다”라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무섭도록 더운 날씨는 집수리 작업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풀 먹은 벽지가 금세 말라붙어 쓸 수 없게 돼버린 것인데요. 이 때문에 종국씨가 속한 조는 벽지를 다시 재단하고 풀칠하느라 예정보다 작업이 늦어지기도 했지요.

 


 

6명 내외의 봉사자로 구성된 집수리 팀 각 조는 매일 한 집에서 많게는 두 집까지 작업을 책임집니다. 짐을 들어내고 벽지 재단 및 풀칠, 도배, 장판 깔기, 그리고 가구 및 집기 원상복구 등을 정해진 시간 내에 모두 마무리해야 하지요. 집수리로드에 처음 참여한 봉사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아직 도배 시작도 제대로 못 했어요. 점심을 안 먹어도 좋으니까 얼른 작업했으면 좋겠어요.”

 

올해 집수리로드에 처음 참여한 김태현(21) 봉사자가 말합니다. 임자도에서의 둘째 날, 태현씨가 속한 집수리 2조가 맡은 집은 지은지 60년도 넘은 흙집이었습니다. 섬 지역인지라 바닥에선 습기가 올라와 장판을 걷어내니 물기가 흥건했습니다. 이 때문에 언제 도배했는지도 모를 벽지 곳곳은 곰팡이로 얼룩져있었지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 80대 노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곳곳이 기울고 내려앉으면서 방들의 모양은 삐뚤빼뚤했고 천장에는 대들보가 튀어나와 도배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습니다. 방 두 칸에 부엌까지, 작업 면적도 넓은 편이었고요.

 

▲ 임자도에서도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벽지가 헐거나 곰팡이가 피어있고, 섬지역 특성 상 오래 전에 지은 집은 바닥에서부터 습기가 차오르는 경우가 많아 장판을 들어내면 축축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 집수리봉사는 가구 등 실내에 있던 짐을 빼낸 뒤 곰팡이가 슬어 있는 낡은 벽지를 떼어내고, 새 벽지를 재단한 뒤 풀칠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풀칠할 때 자세가 불편하면 안 돼요.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편하게 해야 힘도 덜 들고 빨리 할 수 있어요. 이렇게 하면 온 몸이 풀 범벅이 되긴 하지만, 어차피 작업하다 보면 땀으로 흥건하게 젖게 되니까 별로 신경 쓰이지 않을 거예요.”


김지현(24) 봉사자가 빠른 손놀림으로 시범을 보이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설명합니다. 지난해 집수리로드에서 활약했던 지현씨는 봉사자들 사이에서 ‘풀칠의 달인’으로 통하는데요. 올해는 임자도에서 ‘멘토’로서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집수리로드를 먼저 경험한 선배 봉사자들이 일부 일정에 멘토로 참가하는데, 지역별로 5명에서 많게는 10명 이상의 멘토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줍니다. 

 

▲ 멘토로 참여한 김지현 봉사자(왼쪽 사진)와 이흥복 고문(오른쪽 사진 가운데)이 봉사자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희망브리지 봉사단 고문 이흥복(60) 도배사는 집수리로드에서 무려 7년째 기술 전수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날도 집수리 2조에서 함께하며 도배 및 장판 시공 등 작업 전반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칭찬의 말로, 때로는 따끔한 지적으로 젊은 봉사자들과 호흡하다보니 저녁이 되면 녹초가 되기 일쑤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합니다.

 

“학생들에겐 봉사가 공부의 연장이잖아요. 이걸 업으로 삼으려 배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작업할 땐 확실히 할 수 있도록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대단하진 않지만 기술 하나 있는 것 나눠가지니 좋죠.” (이흥복 고문)

 

▲ 곰팡이를 방지하기 위해 도배 전에 방습지를 붙이는 등 시공을 철저히 했습니다.

 

▲ 도배 및 장판 시공을 마친 후 형광등을 교체하고, 꼼꼼한 손길로 마무리하는 모습입니다.

 

조장과 멘토들이 끌어주고 조원들이 함께 힘을 합치니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집수리 작업도 마무리가 되어갑니다. 확연히 바뀐 집 안의 모습을 보면 하루라는 시간의 힘이 새삼 크게 느껴지는데요. 작업이 완료된 모습을 바라볼 때의 뿌듯함이야말로 하루 종일 흘린 땀에 대한 가장 큰 보상이 아닐까요.

 

 

 

지역사회와 오래도록 호흡할 수 있는 그림을 선물합니다

임자도 어촌마을에 새로운 숨결 덧칠한 벽화봉사팀

 

집수리로드는 재난위기가정의 집수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환경 개선에도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벽화그리기 봉사를 통해서입니다. 집수리로드가 찾는 지역의 중심지 또는 관광지 입구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점을 정해 2박3일간 벽화작품을 완성하게 됩니다. 지방 중소도시의 시골마을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서 화사한 벽화만으로도 동네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지는데요.

 

 

 

“임자도에는 지역 특산물이나 상징물이 너무 많아서 주제를 정하고 도안을 짜는 데 고민이 많았습니다. 한쪽 벽에는 튤립과 해당화를 주제로, 다른 쪽 벽면엔 모래사장에서 바닷속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해보았습니다.”

 

벽화팀을 이끌고 있는 이경하(23) 팀장이 벽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임자도에서는 임자면사무소 앞을 지나는 도로변 담벼락에 벽화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파출소, 농협, 마트 등이 모여 있는 임자도의 중심지이며 선착장으로 가는 길가여서 섬을 드나드는 내외지인 누구나 볼 수 있는 명당 자리였지요. 벽화를 통해 정적인 어촌 마을의 분위기도 한층 밝아지고, 지역을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도 있습니다. 벽화팀이 각 지역의 관공서와 밀접하게 논의하며 작품이 조성될 위치와 주제를 정하는 이유입니다.

 

임자면사무소 앞 담벼락이 점차 새 옷으로 갈아입는 모습입니다. 뙤약볕 아래서 벽화 작업을 하다보니 콧등에는 금세 땀방울이 맺힙니다.

 

 

올해 집수리로드 벽화팀은 5명으로 구성이 되었는데, 모두 산업디자인 등 미술 관련 전공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지역마다 1~2명의 멘토들이 합세해 더위와 싸우며 벽화를 그리는 팀원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고요.

 

“작년에 벽화팀장이었는데 멘토로 오시는 분들이 너무 고마웠거든요. 졸업전시 때문에 바쁘긴 하지만 시간을 쪼개서 내려왔습니다. 보답하는 마음으로요. 색감이나 무드가 맑게 잘 나와서 바닷가 마을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김수안 봉사자‧23)

 

▲ 2박3일 동안 뜨거운 햇빛 아래서 완성했습니다. 애정이 듬뿍 담긴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벽화작업이 마무리됩니다.

 

신안군 임자도에서 2박3일간



23가구에 집수리봉사, 47미터 벽화 조성, 3000kg 이불 세탁




희망브리지 봉사단은 2박3일간 신안군 임자도의 재난위기가정 23세대에 도배와 장판 및 형광등, 방충망을 교체하는 집수리봉사를 실시했습니다. 세심한 손길과 종일 흘린 땀으로 소외된 우리 이웃에게 진한 위로를 선사했습니다. 임자면사무소 앞 도로의 벽면엔 총 길이 47m의 벽화가 새롭게 자리했습니다. 임자도의 꽃과 해변이 아름답게 표현돼 주민들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한편 세탁봉사는 3일간 진리경로당, 전장포경로당, 육암경로당 등 임자도 곳곳의 어르신들을 찾아가며 전개됐습니다. 7톤 세탁 전용차량에 18kg급 세탁기와 건조기가 3대씩 장착되어 있는데, 하루에 1000kg의 세탁물을 소화할 수 있는 대용량이지요. 두터운 이불 등 묵은 빨래를 도맡아 가는 곳마다 어르신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나눔의 온도, 희망의 무게

집수리로드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지난 7월 16일 발대식으로 막을 올린 제8회 집수리로드는 전북 임실군을 시작으로 전남 신안군, 경남 통영시, 경북 문경시, 강원 철원군까지 전국의 5개 지역을 돌고 7월 30일 보름 동안의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전 일정 참가한 47명의 봉사자에 고비마다 찾아와 힘을 보태준 멘토까지, 총 70여명의 봉사자가 함께했습니다. 봉사자 김태현씨는 “태어나서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면서 참가 소감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너무 덥긴 했지만 집수리로드에 오길 잘한 것 같아요. 다른 학교 출신의 봉사자들과 교류하면서 새롭게 배운 점이 많았거든요. 멘토 분들이나 다른 조원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잘 마무리하지 못했을 거예요.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계기로 삼고 싶습니다.”

 

2011년 첫 집수리길에 오른 이래 8년 동안 집수리로드는 전국 35개 지역을 찾아갔습니다. 890여 가구에 집수리봉사를 실시하면서 도배나 장판 교체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고 새로운 삶의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목격해왔지요. 아직도 갈 곳이 많습니다. 매년 여름, 집수리로드가 펼치는 뜨거운 봉사의 장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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